Page 127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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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구성이나 구조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펼쳐진 것이다.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펼쳐진 우주의 바탕이다. 이런 시간과 공간을 절대시간과 절대공간이
             라고 한다. 뉴턴역학에서 양동이의 회전은 이 절대공간에 대한 회전이다.




             뉴턴과 마흐 - 공간에 대한 회전과 우주에 대한 회전     물리학자 마
             흐Mach는 뉴턴과 전혀 다르게 생각했다. 절대공간에 대해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전체에 대해 회전한다고 생각했다. 얼핏 보면, 뉴턴과 마흐의

             생각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아주 다르다. 우

             주에 아무 물체도 없을 때와 우주 전체를 회전시키는 상황에서 그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뉴턴의 양동이는 빈 우주에서 돌리더라도 물이 움푹하게 들어간다. 아

             무것도 없더라도 절대공간은 펼쳐져 있고, 회전은 절대공간에 대한 회전이

             므로 원심력이 생긴다. 이와 달리 마흐의 양동이는 빈 우주에서 돌리면 원
             심력이 생기지 않는다. 우주 전체에 대한 상대적 회전으로 원심력이 발생
             하므로, 빈 우주에서는 물체를 회전시키더라도 물은 평편하게 된다.

               양동이를 정지시켜 놓고 우주 전체를 회전시키면 어떻게 될까? 우주 전

             체를 돌리더라도 양동이가 절대공간에 대해 회전하는 것은 아니므로, 뉴
             턴의 양동이에서는 원심력이 나타나지 않는다. 마흐의 경우엔, 우주를 회
             전시키고 양동이를 정지시키는 것은 양동이를 회전시키고 우주를 정지시

             킨 것과 같다. 따라서 우주 전체를 회전시킬 수만 있다면, 양동이를 돌리

             지 않더라도 마흐의 양동이에서는 원심력이 나타나야 한다.
               마흐는 우주 전체를 회전시키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실험을 시도했다.
             양동이 주변에서 무거운 물체를 회전시키면서 원심력이 생기는지를 확인했

             다. 우주 전체와 비교해서 훨씬 적은 질량이지만, 양동이에 가까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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