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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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효과를 높이기 위해 양동
이 주변의 물체를 빠르게 회전시켰지만, 물의 표면에는 변화가 없었다.
일반상대론의 시공간과 존재 우주 전체를 돌릴 수 없었기 때문에 마
흐의 생각을 직접 검증하지는 못했지만,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
론이 제시하는 세계 이해와 맥을 같이한다. 일반상대론은 중력이 존재하
는 상황에서의 상대론이다. 중력의 영향이 없는 경우를 다루는 특수상대
론에 비해 보편적인 이론이다.
일반상대론은 중력과 가속도의 효과가 같다는 데서 출발한다. 이를 중
력과 가속도의 등가equivalence원리라고 한다. 주위의 물체를 볼 수 없는
우주선을 타고 우주 공간을 여행할 때, 몸이 뒤로 쏠리는 경험을 했다 하
자. 여기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리가 탄 우주선이 가속했을
수도 있고, 아주 무거운 물체가 갑자기 뒤에 나타났을 수도 있다. 두 상황
이 같은 효과를 내므로, 어떤 물리적 실험을 하더라도 현재 상황이 이 중
의 어느 것인지를 알아낼 수 없다.
중력과 가속도의 효과가 같으므로, 중력에 의한 모든 물리적 효과는 가
속하는 상황으로 대치하거나 혹은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가속도가 있게
되면 빛의 경로가 굽어진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이는 중
력이 있는 공간에서 빛이 휘어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공간은 중력이
있는 공간이고, 이는 모두 빛이 휘어지는 공간이다. 이는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성질과 분포가 우주의 시공간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존재자가 시
공간을 형성한다. 존재자와 상관없이 펼쳐지는 뉴턴의 절대시간과 절대공
간이 아니라, 존재자에 의해 형성되는 상대적 시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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