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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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조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종단 최고의 지위다. 그러나 그는 어디까지나
불교학 연구가 자신의 본령임을 잊지 않았다. 1926년 다이쇼 대학이 설립
될 때, 스스로 정토학연구실의 주임을 자청하여 젊은 학도들을 양성하는
데에 앞장섰다. 교학이야말로 불법을 바르게 전승하는 근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교단의 중책을 맡으면서 한 순간도 이 일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
중에서 사전편찬이야말로 그의 사명이었다. 이를 위해 『대일본불교전서』의
간행을 기획했다. 사전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1922년 150책, 별
권 도상 10권, 목록 1권으로 불교 대총서가 발간된 것이다. 이 외에도 『대
승기신론의 연구』, 『대승기신론 강술』, 『정토교의 기원 및 발달』, 『대승기신
론』, 『불교사의 제 연구』, 『정토교개론』, 『중국정토교리사』, 『불교경전성립사
론』, 『호넨 상인과 그 문하의 교의』 등 많은 연구서가 있다. 그 중에 『대승
기신론』은 물론 『인왕반야경』, 『보살영락경』, 『범망경』 등을 중국찬술 위경이
라고 주장하여 학계에 충격을 주었다. 학계가 찬반 양론으로 나뉘었음은 물
론이다. 중국의 양계초도 이에 찬동했다. 지금의 일본 학계는 인도찬술과 중
국찬술의 절충안으로 인도인이 중국에 와서 찬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토종의 승려이자 교학자로서 모치즈키는 정토교의 기원이나 그 발달
과정에 대한 연구 영역을 개척했다. 『정토교의 기원 및 발달』은 경전론, 불
타론, 본원론, 정토론, 실천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시 대승불교의 근본
사상이나 경전성립사를 기반으로 전개하고 있다. 『중국정토교리사』는 동진
시대부터 명대까지 정토교 발달 과정을 다룬 것으로, 특히 교리의 전개와
실제 신앙의 실체를 밝히고 있다. 생인론生因論, 불신불토론, 고승전 내의
정토신앙의 양상, 정토신앙과 관련된 중국찬술문헌, 불전 외의 석각 자료
등의 제시, 송대 이후 정토교 발달 과정이나 신앙의 실태 등이 잘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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