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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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초10지頓超十地한 구경각인 원 함 없이 몰록 깨달아 일시에 10지의
증圓證을 말한다. 그런데 10신초인 경지를 뛰어넘어 궁극의 경지를 체
해오解悟로 견성이라 함은 불조의 언 득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10신초
교言敎에 전연 위배된 독창적 신설新 인 ‘이해적 깨달음[解悟]’을 참다운
說이다. 여하한 논설도 불조의 언 본성을 깨달은 것으로 간주함은 부
교言敎에 배치되면, 불교인으로서는 처님과 조사들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단연히 이를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독창적인 새로운 주장이다. 여하한
말이나 글도 부처님과 조사들의 가
르침에 배치되면 불교인으로서는 단
연히 이를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강설】 “성품 자리에 원래 번뇌가 없으며 번뇌 없는 지혜 성품이 본래 갖추
어져 모든 부처님과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아는 것”을 규봉 스님은 돈오라
했다. 그러나 견성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보조 스님의 가장 큰 과오는 규
봉의 주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담하게도 이것을 견성이라 했다는 점
이다. 번뇌 망상이 있더라도 자성은 본래 청정한 것이다. 예를 들면 거울
에 먼지가 가득 앉아 있으면 밝은 빛이 드러나진 않지만 거울의 밝은 성품
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는다. 해오解悟는 먼지가 가득 앉았지만 거울 자체
의 밝은 성품만은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허나 이를 견성이
라 할 수는 없다. 선문에서는 먼지를 완전히 닦아내 거울의 밝은 빛이 삼
라만상을 자유자재로 두루 비추는 것을 두고 견성이라 했다. 그러니 해오
의 견성이야 닦음이 필요하겠지만 선문의 견성, 즉 증오는 다시 닦음이 필
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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