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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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①자성이 본래로 공적空寂하            ✽ ①자신의 본성이 텅 비고 없어
             여 불과 다르지 아니함을 돈오하였               부처님과 다르지 않음을 문득 깨달

             으나, 이 구습舊習을 졸연히 돈제頓              았으나 오랫동안 몸에 배어 있는 습
             除하기 심난甚難하다. 그런 고로 역              관과 기질을 일시에 없애기 매우 어

             경逆境이나 순경順境에 봉착하면 진               렵다. 이 때문에 자기의 마음에 부
             희瞋喜와 시비가 치연히 기멸起滅하               합하거나 부합하지 않는 대상을 만

             여  객진客塵인  번뇌망상이  전일前             나면  좋아하거나  화를  내고  옳고
             日과 다름없다. 만약에 반야지혜로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이 불 타오르

             가공하여 착력著力하지 않으면, 어               듯이 일어나거나 사라지는 등 손님
             찌 무명을 대치對治하여 대휴헐지大               같은 번뇌에 시달리는 것은 옛날과
             休歇地를 얻으리오. 고인古人이 말하              다르지 않다. 만약 반야지혜로 노

             기를, 비록 불타와 동일함을 돈오하              력하고 힘을 모으지 않으면 어떻게

             였으나  다생의  습기習氣가  심심甚             무명을 없애 ‘할 일 없는 크나큰 쉼
             深하다.  풍세風勢는  정지하나  파도            의 경지’에 이르겠는가? 옛 사람이
             가 오히려 흉용洶湧하고 성리性理는               말하기를 비록 (중생들이) 부처님과

             현전하였어도 망심妄心이 오히려 침               같음을 깨달아도 여러 생을 거치며

             입한다. 그런 고로 오후悟後에 장구              쌓인 습관과 기질이 매우 깊게 몸
             히  모름지기  반조심찰反照審察하여              과 마음에 배어, 바람이 없어도 파
             망념이 홀연히 생기하거든 전연히                도가  치듯  참다운  본성의  이치가

             수거隨去하지 말고 손감損減하고 또               드러나도 그릇된 마음이 오히려 (마

             손감損減하여 적연무위寂然無爲함에                음에) 침입한다. 따라서 깨달은 뒤
             도달하여야 비로소 구경이니 천하                모름지기 스스로에 내재된 참다운
             선지식의  오후悟後  목우행牧牛行이              본성을 들여다보아 그릇된 생각이

             이것이다.  ①頓悟自性이  本來空               일어나면 따라가지 말고 줄이고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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