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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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깨달음을 얻었다면 할 일도 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마조 스님은
견성하고 돈오하면 병도 약도 다 필요 없다고 했지만 규봉 스님은 깨달았
어도 교와 관, 정과 혜를 익혀야 한다고 했다. 두 분의 깨달음을 비교해보
자면, 마조 스님은 구경각을 성취해 병이니 약이니 일체가 필요 없는 분이
었고, 규봉 스님은 깨달았다고는 하나 자기가 병이 여전하니 약이 필요했
던 것이다. 눈 어두운 규봉이 어떻게 마조를 바로 볼 수 있었겠는가? 마조
의 깨달음도 자기와 같은 정도리라 짐작 했겠지만 그것은 어린아이의 칭얼
거림에 불과한 소리다.
【13-7】 ①규봉圭峰이 선오후수先悟 ✽ ①규봉이 먼저 깨닫고 이어 수
後修하는 의의를 아주 자세히 설명 행하는 의미를 아주 자세히 설명했
하였다. 결빙結氷된 지당池塘이 전체 다. 얼어붙은 연못 전체가 흐르는
로 유수流水임을 알아서 양기陽氣를 물임을 알아 햇빛과 같은 기운을
차용하여 소융銷融시키고, 범부중생 빌려 녹이고, 범부중생이 바로 부
이 즉시卽是 불타임을 오해悟解하여 처님과 같은 존재임을 알아 가르침
법력法力을 의자依資하여 훈수薰 의 힘에 의지해 수행을 쌓도록 한
修한다. 빙괴氷塊가 소용銷鎔되면 수 다. 얼음 덩어리가 녹으면 물 흐름
류水流가 윤활潤滑하여 바야흐로 관 이 원활하여 바야흐로 물을 대고
개灌漑와 세척洗滌의 공과功果를 얻 씻어내는 효과를 얻고, 그릇된 생
고, 망념이 멸진하면 심령心靈이 원 각이 소멸되면 신령스런 마음이 원
통圓通하여 현통玄通한 신광神光의 만하게 통해 당연히 막힘없는 빛의
대용大用이 응현應現한다. ①圭峰이 크나큰 작용이 나타난다. (『수심결』)
深明先悟後修之義曰 識氷池而全
水하야 借陽氣而銷鎔하고 悟凡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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