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P. 34
다움을 증득한 ‘할 일 없는 크나큰
쉼의 경지[大休歇地]’가 몰록 깨침의
경지이고 참다운 본성을 체득한 것
이므로, “참다운 본성을 체득하면
곧바로 그릇된 생각 없는 마음이 되
어 약과 병이 모두 사라지고 교와
관이 모두 소멸된다.”고 단언한 것
이다. 따라서 해오의 점수는 필요
없다. 그러니 ‘결함 없는 깨달음[圓
證]’을 말하는 선문과 ‘이해적 깨달
음[解悟]’을 말하는 교가의 돈오를
혼동해 수행하는 올바른 길을 파
괴하면 부처님과 조사님들이 올바
로 전한 것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이경미 작作.
【강설】 거울의 본성인 밝음은 먼지가 있고 없음과 상관없듯 중생의 본성인
진여자성은 번뇌가 있고 없음과 상관없다. 보조 스님은 이를 돈오 견성이
라 하였고, 먼지를 제거하듯 망상을 제거하는 것을 일러 오후목우행悟後牧
牛行이라 했다. 그러나 종문의 목우행은 그렇지 않다. 보임무심保任無心, 먼
지를 완전히 닦아 삼라만상을 자유자재로 비추는 맑은 거울을 잘 보존하
는 것을 일러 보임과 목우행이라 했다. 결코 망상을 끊고 습기를 제거하는
것을 목우행이라 하지 않았다. 그러니 같은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선문
의 정안종사들과 보조 스님의 견해는 분명 다르다.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