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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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함하고 전공을 허위로 꾸미고 자신의 출세를 위해 장졸들을 죽음으로 몰
          아넣은 짓을 한 인간들도 있었음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들은 평소 공자
          와 맹자를 방패삼아 들고 나와 사익을 추구하던 자들이었다.

           이순신李舜臣(1545 –1598) 장군은 부하들이 죽어가는 전장에서 이런 나라

          꼴에 한탄을 거듭하다가 백성을 위해 혈성血誠으로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
          사하였다. 전시 수상으로 나라를 건진 류성룡柳成龍(1542-1607)이 오죽했으면
          전쟁 중에도 이런 인간들의 비열함과 권모술수에 질려 다시는 출사하지 않

          겠다고 하고 후세를 위해 『징비록懲毖錄』을 남겼겠는가! 그가 남긴 『징비록』

          을 읽어 보면, ‘이것이 나라인가’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오고, 백성이 죽고 부
          하들이 죽어나가는 와중에 장수가 먼저 달아나는 일이 다반사이고 그러면
          서도 서로 공을 다투고 남을 시기하고 모함하는 인간 군상을 보면, 정말 구

          역질이 나온다.

           우리는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연구하여 이러한 인간 군상들의 이름을 지
          워지지 않게 기록해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공훈록功勳錄에 올
          라간 인물들의 공훈이 사실인지 그리고 그의 공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남

          의 공을 가로챈 것인지도 당시 사람들의 문집이나 일기 등을 세밀히 연구

          하여 옳고 그름을 바로 잡을 필요도 있다고 본다. 이런 국난을 당하고 그
          이후에는 청나라의 침공을 받아 인조가 항복하는 수모를 겪고 또다시 백성
          들이 죽어나가는 일을 겪었다. 그 후 세월이 지나고 나라가 여러 차례 위기

          에 처하고 결국에는 나라가 일본에게 망하기까지 했음에도 이런 부류의 인

          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득실거리고 있다!
           불교에서 선도 악도 없다고 하는 것은 부분적으로만 옳은 것이다. 선과
          악은 인간이 사회를 형성하고 국가를 형성하면서 인간이 다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서 이를 유지하기 위한 규범이 필요하여 여기서 도출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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