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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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유지라, 그렇게 말하면 곤란하지요. 살만큼만 먹고 사니까. 아주
조금 먹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3분의 1 정도 될까. 의사들도 놀랍니다. 밥
적게 먹고 매운 것 안 먹고 무염식으로 수십 년 살았습니다. 어떻게 견디
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지만, 괜찮습니다.”
✽ 키도 크시고 몸도 크신데, 그렇게 적게 잡수시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무염
식을 하시게 된 동기가 따로 있습니까?
“뭐, 동기가 따로 있나요. 몸에 좋으라고 골라 먹는 게 아니니까요. 그리
고 나는 맵고 짠 것을 먹는 성질이 아닙니다. 좋은 음식은 잘 안 먹고, 먹
기도 싫어요. 젊었을 때부터 생식生食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
람들이 음식에 매달리는 걸 보면 우스워요. 대개가 음식을 보면 정신을 못
차리거든. 몸 유지될 만큼만 먹으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조금만 먹습니다. 조미료는 절대 안 넣고요.”
(종정 스님의 식사 상에는 솔잎 가루와 콩, 무 등 두, 세 접시의 반찬만이 오른다고 한
다. 밥도 그릇의 3분의 1 정도만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두루마기는 얼마나 입으신 건가요? 아주 많이 해어졌는데 말입니다.
“이 누더기, 오래 되었지요. 한 삼십 년 될까? 많이 떨어져서 앞자락을
좀 고쳐달라고 했더니 새걸 대가지고 옷을 버려버렸어요. 웃음. 조금 있으
면 또 떨어지겠지요.”
(함께 자리한 법정 스님이 “새 시대의 옷이 됐습니다.” 하니 좌중에 웃음꽃이 피었다.
기운 곳이 백여 곳도 넘을 진짜 누더기를 소중하게 대하는 종정 스님의 태도가 퍽 인상
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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