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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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스님이 성철 스님을 무척 아끼고 좋아했다고 법정 스님이 일러줬다. 사진 기자
가 실례지만 좌중의 자리를 좀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찍었잖아. 그래, 조선일보 돈 많으면 많이 찍어가.”
(좌중에 또 웃음이 터졌다.)
✽ 스님을 만나려면 부처님께 3천 배를 먼저 해야 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스님을 만나 뵙기 어렵다는 이야기로 이해되기도 하고, 스님이 오만
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오해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래, 당신들은 3천 배 하셨소? (웃음) 왜 3천 배를 시키는가, 이 말이지
요? 중이 신도를 대하는데 사람은 안보고 돈과 지위만 본단 말입니다. 그
래서 난 백련암에 들어올 때는 돈보따리와 계급장은 소용없으니 문 밖에
걸어 놓고 알몸만 들어오라고 합니다. 사람만 들어오라 이 말입니다.
들어오면 ‘내가 뭐 잘났다고 당신들을 먼저 만날 수 있겠는가.’합니다. 부
처님 찾아왔다면 부처님부터 뵈라는 말이지요. 부처님을 정말로 뵈려면 절
을 3천 번은 해야지요. 부처님한테는 신심이 제일입니다. 부처님을 알 때까
지 절하는 정신이 중요한 거지요. 그래야 부처님께서 ‘너 왔구나’ 하시지 않
겠습니까. 그런 사람이면 나도 옆에서 좀 도와주지요. 중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입니다. 그러니 부처님을 믿어야지요.”
✽ 그런데 어떻게 해서 스님이 되셨습니까?
“지리산에 대원사가 있었지요. 집에서 가까웠거든. 거기 가서 한동안 있
었습니다. 그런데 살생을 금하는 게 불교의 근본인데 경찰서장이 온다니까
중들이 법석을 떨며 큰 돼지를 잡고 술을 몇 통씩 메고 개천에 나가고 난
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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