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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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緣을 끊기가 어렵지 않았습니까?
“장사를 하는데 말이지요, 이쪽에 10원짜리가 하나 있고, 저쪽에 백만
원짜리가 있다면 10원짜리를 버리고 백만원짜리를 갖지 않겠습니까? 세
상 삶이 10원짜리도 안될 때가 있거든요. 알겠소? 내가 보는 것은 돈으로
가치를 칠 수 없는 좋은 길인데 이 조그만 10원짜리 가치가 눈에 띄겠느
냐, 이 말입니다.”
✽ 부모와 처자식을 버린 것은 스님만의 이기심 때문이 아닌가요?
“그것도 모르는 소리지요. 출가란 조그만 가정과 가족을 버리고 큰 가
족인 온 세상을 위해 사는 겁니다. 출가의 근본정신은 자기를 완전히 버리
고 일체를 위해서 사는 데 있어요. 이것이 불교의 참 정신입니다. 자기중심
이 되어 산다면 그것은 출가가 아니라 재가인 거지요. 출가한 이들이 이 정
신을 잃게 되면 온갖 부정과 갈등과 분쟁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자신을 위
해서 하는 것은 모두 위도僞道입니다.”
✽ 그동안 사시면서 정말 한번도 후회 안 하셨습니까?
“참말로 내 생활에 후회 안 했는데, 종정하면서부터 지금 후회하고 있어
요. 이건 아주 몹쓸 사람들한테 들려있는 것 같아. 지금 당장 조처하고 싶
지만 종단 사정이 곤란하게 되어 있어서 할 수 없이 있는데, 조계종 밥 50
년 먹었으니까 그 밥값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내가 중 안 됐으면 종정
이런 거 안 했을 건데.”
✽ 그렇다면 그들을 좀 바르게 구제하셔야지요.
“거, 내 힘으로 잘 안돼요. 말을 들어야지. 그러나 결국은 사필귀정事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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