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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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일체 중생을 보호하고 도와주는 것은 모두 불공입니다. 처음에는 잘
안 되지만 자꾸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됩니다. 나를 해롭게 하고 원한이 맺
힌 원수를 돕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나를 해롭게 하고 나
를 미워하는 사람을 가장 존경하고 돕는 것이 참된 불공입니다. 이것이 진
정한 불교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도 있지만, 불교에서는 설사 내 부모나 자식을 죽
인 사람이라 할지라도 부모와 같이 섬기라고 했습니다. 보통 사람을 돕거
나 존경하기는 쉽지만 원수를 그렇게 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
러나 그것이 자비입니다. 이런 것이 진정한 불공이고, 또한 불교의 근본 사
상입니다.”
✽ 스님들이나 신도를 가릴 것 없이 요즘의 한국 불교도들은 불조佛祖의 법문
인 경전이나 어록을 별로 읽지 않는 것으로 여론 조사 결과 나타났다고 합니
다. 이 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참 문제입니다. 불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부처님을 믿고, 부처님의 말씀
인 법문을 믿는다는 것인데, 부처님이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그 가르침을
배우고 익히지 않는다면 불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느 종교든지 그 교조
의 성전을 생명으로 삼고, 그것을 잘 배우고 연구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신도의 도리입니다. 기복 불교의 폐단도 바로 이런 데 그 원인이 있습니다.
우리가 불교를 믿는다고 한다면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생활 습관을 버리
고 부처님 가르침대로 생각하고 또한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 어떤 사람들은 ‘불립문자不立文字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을 잘
못 이해하고, 경전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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