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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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은 수도장입니다. 도를 닦고 교화하는 곳이지 관광하고 유람하는
             유흥장이 아닙니다. 사찰을 공원으로 만드는 것은 사찰을 완전히 파괴하
             는 행위입니다. 사찰이 수도원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유흥장으로 변모된

             다면, 거기에 와서 노는 국민의 정신마저 결국 황폐하게 되고 말 겁니다.

             그윽한 수도원의 환경이 파괴된다면 시민들은 어디에 가서 정신적인 양식
             을 찾고 휴식을 할 것인지 당국에서는 배려해야 할 줄 압니다.
               이러한 문제는 특정 종파의 문제이기 이전에 국민의 정신 계발 차원에

             서도 재고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불자들도 사찰을 이 이상 관광위락지로

             만들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반대 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 우리 민족의 과제는 더 말할 것도 없이 통일입니다. 분단 체제로 인해서 민

             족의 저력은 남과 북 모두 부질없이 소모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문

             제도 마침내 이 분단 체제의 틀에 걸리고 맙니다. 스님이 생각하시는 국가나
             통일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산중에 사는 사람이라 잘은 모르지만, 우리가 남과 북으로 분단된 것

             은 우리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고, 국제적인 사정으로 그렇게 된 것입니다.

             38선이 혹은 휴전선이 몇 개 그어졌다 해도 남쪽이나 북쪽이 다 같은 한
             민족 아닙니까. 선을 그어 놓았다고 피가 달라지겠습니까, 민족이 달라지
             겠습니까. 언젠가는 하나를 이루고 말 것입니다. 서로가 인내력을 가지고

             아집만을 주장할 게 아니라 한 덩어리가 되도록 노력해야지요.”



             ✽ 로마 가톨릭 교황께서 사월 초파일 직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십니다. 초청
             일자와 행사 장소를 두고 교단 일각에서는 말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천

             주교회 측에서도 미안해하면서 불교계 지도자와 만나 협조 방안을 의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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