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P. 130
그의 저술은 전 24권과 별권으로 출판되어 있
다. 주요 저서로는 41세 때 출판한 『선의 연구』(사진
2-1·2-2), 『자각에 관한 직관과 반성』, 『의식의 문
제』, 『예술과 도덕』 등과 60세가 넘어 펴낸 『일반인
의 자각적 체계』, 『무無의 자각적 한정』, 『철학의 근
본문제』, 『일본문화의 문제』 등이 있다. 세상을 떠
난 75세 때 「장소적 논리와 종교적 세계관」을 마지
막으로 탈고했다. 논문, 강연, 일기 등이 그의 전
집에 수록되어 있다. 그는 평생 스즈키 다이세츠
와 교류했으며, 선불교 및 동양사상과 서양사상의
사진 2-1. 서석연 옮김,
『선의 연구』(한국어판), 융합을 꾀한 교토학파를 이끌었다(사진 3).
서울: 범우사, 1990.
니시다는 대학을 은퇴하면서 “나의 생애는 매우
간단한 것이었다. 그 전반은 칠판을 앞에 두고 앉았다. 그 후반은 칠판을
뒤로 하고 섰다. 칠판을 향해 일회전을 했다고 한다면 그것으로 나의 전기傳
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어쩌면 이 말은 칠판이라는 절대성을 추구한 삶
이었다고 할 수 있다. 칠판의 대해大海에 자신의 사유를 맘껏 기록하며, 하
나이면서 둘인 동시에 둘이면서 하나인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것이다.
니시다 철학은 먼저 『선의 연구』로부터 출발한다. 처음 제목 구상은 ‘순
수경험과 실재’였으나 출판사의 반대로 제목을 바꿨다. 주객일치를 통한
관념론과 유물론의 대립을 해소하기 위한 순수경험을 통해 도덕, 종교, 지
식의 기초를 놓는 것이 핵심이다. 순수경험, 실재, 선善, 종교의 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순수경험은 주관과 객관, 즉 나와 대상과의 미분화를 의미
한다. 나와 사물이 분별되기 전인 부모미생전의 세계를 말한다.
그는 “호리毫釐도 사려 분별을 더하지 않는, 참으로 경험 기반 그대로의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