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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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하는 무아無我와 대아大我의 확립에 다름이
아니다.
그가 만년에 도달한 곳은 ‘절대모순적 자기
동일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최후의 논문에
서 “절대 모순적 자기 동일로서 참으로 자신에
의해 존재하며 자신에 의해 움직이는 세계는
어디까지나 자기 부정적이다. 자기 표현적이다.
동시 존재적이다. 공간적이면서도 부정의 부정
사진 3. 니시다 기타로 기념 우표.
으로 자기 긍정적이다. 한정되는 것으로부터
한정하는 것이다.”고 했다. 즉, 자신은 자신을 부정하는 것에 의해 참 자기
라는 장소의 논리가 나온다. 이는 스즈키가 『금강경』의 논리를 설명할 때,
“A는 A가 아니며, 그것에 의해 참으로 A이다.”라는 논리를 차용한 것이다.
니시다는 일본 중세 임제종의 슈호 묘초宗峰妙超 선사가 “억겁을 떨어져 있
어도 우리들은 한 순간도 헤어져 본 적도 없고, 하루 종일 마주보고 있어
도 우리들은 한 순간도 마주한 적이 없다.”는 법설을 제시한다.
여기에서 역대응逆對應이라는 말이 나온다. 즉, “절대의 자기 부정을 포
함해서 절대무絶對無이면서도 자기 자신을 한정하는 절대자의 세계는 어디
까지나 모순적 자기 동일적으로 자기 안에 자기를 표현한다. 곧 자기에게
있어서 자기에 대립하는 것을 포함하는 절대 현재의 세계가 아니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를 『금강경』의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應
無所主而生其心]”는 구절을 활용한다. 참으로 절대적인 것은 상대적인 것을
끊는 것이 아니므로 절대자의 세계는 어디까지나 모순적 자기 동일적으로
다多와 일一의 역한정적으로 일체의 것이 역대응의 세계가 아니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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