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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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면, 색을 보거나 소리
             를 듣는 순간, 이때까지 그것이 외부 사물의
             작용이라든가 내가 그것을 느끼고 있다든가

             라는 사고가 없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 색, 이

             소리는  무엇이다’는  판단조차  더해지지  않는
             이전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순수경험은 직
             접경험과  동일하다.  자신의  의식  상태를  직

             하直下에 경험할 때, 아직 주도 없고 객도 없는
                                                        사진 2-2.  하천何倩 역譯,
             지식과 그 대상이 완전히 합일하고 있다. 그                         『선의연구善的硏究』(중국어판),
                                                              북경: 商務印書館, 1965.
             상태가 경험이 가장 순수한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상태를 등산가가 한 눈 팔지 않고 절벽을 올라갈 때, 음악가

             가 숙달한 곡을 연주할 때를 든다. 실제 일상 속에서 누구든 경험하는 것

             이다. 니시다는 시간과 공간은 우리의 순수의식을 통일하는 하나의 형식
             에 불과하다고 한다.
               원래 현상은 내외의 구별이 없다. 주관적 의식과 객관적 실재계는 동일

             한 현상을 다른 방면에서 본 것이며, 오직 하나의 사실이 있을 뿐이다. 불

             교의 근본 사상과 같이 자신과 우주는 동일한 근본이다. 아니 일물一物일
             뿐이다. 니시다는 이에 “우리는 자신의 내심에 지식으로는 무한의 진리로,
             감정으로는 무한의 미美로, 의지로는 무한의 선善으로 실재 무한의 의의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우리 안의 자신을 단련하여 진체眞體에 달하

             는 것과 함께 밖으로 인류 일미一味의 사랑을 발휘하여 최상의 선의 목적
             에 합하는 것, 그것이 완전한 선행”이라고 한다. 결국 대승불교의 정신에
             도달하고 있다. 결국 종교는 유한한 존재를 자각하여 무한에 합일하여 영

             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마음을 열어 불생불멸의 세계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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