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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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하다고 보았다. 인간은 앞의 세 특성을 가지고 있어 기억이 뛰어나고, 범
          행이 뛰어나며, 용맹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지혜의 힘[智=大智],
          덕의 행위[仁大=悲], 용맹함[勇=大用]이 있으니, 이러한 인성에 의지하면 그

          결과로 불성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따라서 ‘인간’을 의지

          하고 ‘인간’에서 출발하는 것이 불성을 완성할 수 있는 길임을 강조하였다.
          이것이 바로 인순이 창도한 ‘인간 불교’의 기본 구도이다.



            일반적 도덕 대對 불교화 된 도덕



           인순은 불교에 일반적인 도덕과 상통하는 요소 외에 불교만의 특색 있
          는 도덕이 있다고 보았다. 인류가 공존하려면 도덕이 중요한 요소가 되므

          로, 불교를 배우는 사람은 일반적인 도덕부터 실천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순은 ‘자비를 가지고 살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도덕이
          라고 단언하였다. 불교에 따르면 ‘즐거움을 함께 하는 것’이 자애이고, ‘고
          통을 없애주는 것’이 자비이다. 이러한 자비는 일반적으로 ‘인자仁慈’라고

          부르는 것이다. 인순 역시 “도덕의 기초는 인자仁慈이니, 이는 ‘즐거움을 함

          께 하는 것’과 ‘고통을 없애는 것’이다.”고 확언하였다. 그는 이러한 불교의
          ‘자비’가 유학의 ‘인仁’, 노자의 ‘자애’, 묵자의 ‘겸애兼愛’, 서양 기독교의 ‘사
          랑’과 같다고 보았다. 이것은 유학과 불교의 도덕을 일치시키고, 동양과 서

          양 종교의 도덕적 핵심을 하나로 보는 시선이다. 결국 인순이 보기에는 자

          비, 인자, 인애가 모든 종교와 사상의 도덕적 핵심인 것이다. 이는 곧바로
          인간 불교의 핵심이기도 하다.
           인순은 불교의 자애慈愛가 도덕적 근본으로 일반적인 도덕률에 해당하

          며, 유학의 인仁과도 일치한다고 보았다. 인仁·자慈·애愛가 일반 도덕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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