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P. 139
심이라는 것이다. “자기가 바라는 것을 다른 사
람에게 하지 않는 것”, “자기가 서고자 하면 다
른 사람을 세우고 자기가 도달하고자 하면 다른
사람을 도달하게 하는 것”은 유학의 인仁에 대한
해석이지만, 인순에게 그것은 불교의 자비와 전
적으로 일치하는 개념인 것이다. 또한 그는 도덕
의 근본인 자비는 결코 ‘변동할 수 없는 것’이라
고 단언하였다.
반면에 인순은 “이러한 자비는 유학의 인, 기
독교의 사랑과 가까운 듯 보이나 여기에는 무 사진 1. 곽붕郭朋 지음, 『인순불
학사상연구印順佛學思想
아無我의 자비가 없으니, 실제로는 아주 다르다.” 硏究』, 북경: 中國社會
고 단언하였다. 불교에서 도덕의 근본이 되는 자 科學出版社, 1991.
비가 유학의 인이나 기독교의 사랑과는 다른 이
유는 그들 사상에는 불교가 가진 ‘무아’라는 중요한 핵심이 결여되어 있다
는 것이다.
“불교화된 도덕은 반야般若 위에 세워져 있다. 즉 무아無我 지혜의
반석이다. 이것은 개인적인 나를 깨뜨리고 집착을 없애는 것이 이
지혜가 포섭하고 이끌어낸 것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착상은 일
체 중생의 입장에서 일체를 보는 것이다. 일체법이 무아임을 깨닫
게 되면, 참된 자비가 내심에서 살아 뛰놀며 개인적인 정과 애욕은
바로 단절된다.”
인순이 여기에서 말하는 것은 일체 중생의 입장에서 일체를 보는 관점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