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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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집필에 몰두중인 나카무라 하지메, 동방연구소 제공.
을 질렀다. 30세에 학위를 받고 다음해인 1943년에 조교수로 취임했다. 박
사 논문은 『초기의 베단타철학』, 『브라흐마 수트라의 철학』, 『베단타철학의
발전』, 『말의 형이상학』의 4권으로 출판되었다. 후에 『상카라철학』을 더해
고대에서 중세까지의 인도철학사를 구성했다. 이후 원숙한 시기에 쓴 『인
도사상사』는 인도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하나의 텍스트가 되었다.
엄청난 양의 자료가 동원되어 대해장강처럼 엮어져 있다. 내용은 우파니샤
드의 철학사상, 초기불교의 가르침, 바가바드기타의 주제, 육파철학과 대
승불교철학, 현대의 인도사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그의 불멸의 업적은 『불교어대사전』이다. 여기에는 유명한 일
화가 있다. 19년 동안 원고용지 3만 매에 수록한 내용을 출판사가 부주의
로 분실했다. 사과 상자에 넣어둔 것을 직원의 실수로 버린 것이다. 한 달
정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에게 부인이 “멍하니 있어 봐야 어쩔 도리
가 있나요. 다시 시작하면 어떻겠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독지가가 다시 비
용을 대겠다고 했다. 다시 일어선 나카무라는 다음해인 1968년 사전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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