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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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시작했다. 8년 후인 1975년 드디어 사전이 간행되었다. 어휘는 4만 5천
으로 이전의 두 배였다. 나카무라는 이전 내용보다 더 좋게 되었다고 했다.
이후 개정을 했지만 끝내지 못하고, 사후에 제자들에 의해 2001년 『광설
불교어대사전』으로 완성을 보았다. 도구서적인 사전 편찬은 인간 정열의
무한성을 보게 된다. 나카무라 또한 그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그가 편집
위원으로 참가한 『이와나미 불교사전』은 필자도 늘 책상 위에 놓고 보는
필수사전이다.
나카무라는 원시불교와 대승불교에 대한 연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원시불교의 성립, 사상, 생활윤리, 사회사상, 대승불교로의 발전 과정, 대
승불교의 사상, 공의 윤리, 불교미술 등 많은 저술을 남겼다. 스승 우이의
연구를 더욱 깊고 넓게 확장했다. 나카무라는 인도불교가 베단타 철학을
계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점은 인도철학 연구자들 간에 시각의 차이가
있다. 범아일여를 기반으로 하는 힌두체계와 이를 철저히 부정하고 단절시
킨 무상 및 무아에 기반한 불교가 대립되는 구조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비판자들은 나카무라가 인간의 윤리적 행위의 의지처로써 아트만을 인정
했다는 것이다. 대승불교에 있어 불성의 실체론적 구조를 인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첨예한 논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인도 및 불교사상을 통해 동양의 사유체계 연구에까지 연동시켰
다. 인도인, 중국인, 일본인, 티베트인, 나아가 한국인의 사유방법을 저술
했다. 불교가 동양에 전파되면서 어떤 형태로 종교화되었는가를 통해 민족
의 다양성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비교사상을 통해 전 세계의 사상을 소
통시키고자 했다. 그는 『비교사상론』에서 유럽, 아시아, 미국, 일본에 이르
기까지 그 전개를 검토하고, 동서양 사상을 개관하며, 사상사로서 비교사
상사 구성, 보통의 사상사, 세계사상사로의 발전단계를 논한다. 세계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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