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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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근본으로 하므로 서로 근접한다.”라는 결론에 다시 이르게 된다.
‘지관止觀’과 ‘격물치지格物致知’의 회통
인순이 보는 불교와 유학의 공통점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인순은 유
학인 『대학』의 학설과 불교의 ‘지관止觀’ 학설을 연관시켜 두 가지가 일치함
을 설명하였다. 구주심九住心을 포함한 불교의 지止는 『대학』의 지止, 정定,
정靜, 안安에 대응하고, 불교의 관觀은 『대학』의 여慮, 득得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인순은 유학의 ‘격물치지格物致知’는 불교의 ‘신信’의 성취에, 유학
의 ‘성의誠意’는 불교의 ‘계戒’의 성취에, 유학의 정심正心은 ‘정定’의 성취에,
또한 유학의 ‘수신修身’은 불교의 ‘혜慧’의 성취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격치格致 ------- 신信 성취
성의誠意 ------- 계戒 성취
유학 불교
정심正心 ------- 정定 성취
수신修身 ------- 혜慧 성취
이처럼 불교와 유학의 회통을 말하면서도 인순은 불교를 더 높은 차원
의 것으로 생각하였다. “유학은 지극한 앎에 이른다[致知]는 입문이고, 불
교 공부는 바른 견해인 정견正見을 제일로 삼는다. 견見은 지知이며 깊고 간
절한 의미의 지이다. 유학은 도덕적 양지良知를 중시한다. 불교도 도덕적이
지만 이지적 요소가 더욱 풍부하다. 실제의 정견은 진정한 양지의 깨달음
이다.”라고 해석하였다. 그는 유학은 불교로 들어가는 입문에 불과하며, 불
교의 정견은 ‘도덕적 양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양지의 깨달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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