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고경 - 2021년 11월호 Vol.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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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두워진다.”라는 말씀과 통하는 것입니다.


                  “배움을 위해서는 날마다 더하고, 도를 위해서는 날마다 던다. 덜

                  고 또 덜어서 무위에 이르니, 무위이면서 못하는 것이 없다.”

                  爲學日益이요 爲道日損이라 損之又損하야 以至於無爲니 無爲而無不
                  爲라. 8)



               이 구절은 노자老子의 말씀입니다. 노자도 실제로 도의 수행이 어느 정

             도까지 깊이 들어간 분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
             리는 함이 없어서 못 할 게 아무것도 없는[無爲而無不爲], 즉 만능萬能이라는
             것입니다. 덜고 또 덜어서 또 자꾸 덜어서 함이 없음[無爲]에 이르니 마침내

             못 할 게 없는 만능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만능이 되려면, 자꾸

             자꾸 덜고 덜어 또 덜고 해서 참말로 함이 없는 데까지 덜어 버린 뒤에야
             만능이 되는 것이니, 언어와 문자를 따라가서 명경明鏡에 먼지를 보태지 말
             라는 것입니다.

               자기 마음속의 번뇌망상을 자꾸자꾸 쉬고 쉬는 것이 덜고 더는 것입니

             다. 그렇게 일체 망상을 다 쉬어 버리면, 그렇다면 그것이 함이 없음[無爲]
             인가? 절대 아닙니다. 일체 망상을 다 쉬어 버리면 불교에서는 제8아뢰야
             식 경계라고 합니다. 아뢰야식은 무심경계無心境界인데,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 그 무심경계까지도 완전히 덜어야 합니다. 무심경계도 역시

             병이기 때문입니다. 유심有心에 대해서는 무심無心이 약이지만 무심에 들어
             가서 거기에 집착하면 그것 또한 병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무심에 들어가서




             8)  노자의 『도덕경道德經』 제48장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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