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고경 - 2021년 11월호 Vol.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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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환한 미소가 일품인 은암당 고우스님.
스님 위로는 형님이 두 분 계셨는데, 둘째 형님이 똑똑하였으나 광복 뒤
진보운동을 하다가 전쟁이 나고 행방불명이 되었다.[스님께서 대중 생활을 하
실 때 어른스님들이 고우스님에게 “스님 사상이 좋다.”라고 하셨는데, 그때는 그 말뜻을
몰라 ‘내 형님이 좌익운동한 것을 알고 저러시나?’ 하고 마음을 졸였다고 하셨다.]
스님 집안은 늘 개를 키웠는데, 스님께서도 어려서부터 개를 좋아하였고
노년에 금봉암에서도 반려견을 키우며 살뜰하게 보살피셨다. 어릴 때 어머
님께서는 “야야, 집에 키우는 개도 함부로 대하지 말거라. 우리가 함부로
하면 남들은 더 박대한다.” 하셨는데, 어머님의 그 말씀을 ‘가까운 사람을
귀하게 여기라’는 것으로 새겨 법문하실 때 가끔 인용하셨다.
스님은 신문을 통해서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알기도 하고 문학소년의
꿈을 키우기도 하셨다. 시골이었지만 당시 집에서 신문[‘동아일보’라 하셨
다.]을 구독하여, 세상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고 연재소설을 재미있게 읽
기도 했다. 신문을 보며 익힌 한자가 출가 후 강원에서 경전을 보는 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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