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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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0. 김정희가 쓴 세계일화조종육엽 현액.








             사진 10-1. 김정희가 쓴 육조정상탑 현판.


             는 우리 오대산五臺山에 보관되고, 육조대사의 머리뼈는 지리산에 모셔지
             게 되었으니 우리나라야말로 불법본원佛法本元의 보배로운 땅이라고 하였
             다. 이로써 지금 쌍계사 육조정상탑에 혜능선사의 두골이 모셔져 있다는

             이야기가 전승되어 왔고, 오늘날 화개동花開洞이나 화개花開장터라고 할 때

             이 ‘화개花開’라는 말도 ‘칡꽃이 피었다’라는 이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진감선사가 육조영당을 세울 때 그 자리가 삼법화상 등이 혜능
             대사의 두골을 묻은 곳이라는 것을 알았을까? 그리고 지금의 탑은 오래된

             시기의 탑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이 탑을 세울 때 육조의 두골을 발견

             하였으며, 과연 이 탑 속에 봉안하였을까? 궁금증이 발동하지만, 오늘날
             쌍계사에는 그 사적事蹟을 알 만한 자료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아 확인할 길
             이 없다. 이 금당에는 금당金堂이라는 현판을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추사

             선생이 쓴 ‘육조정상탑六祖頂相塔’과 ‘세계일화조종육엽世界一花祖宗六葉’이라

             고 쓴 현액이 걸려 있다. 원본은 따로 보관하고 복각한 것이지만 추사 행
             서체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글씨다(사진 10, 10-1). 그 까다로운 추사선생도
             육조의 두골이 봉안된 탑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글자의 한 획도 고증하

             며 서법을 확립하여 간 추사선생은 과연 이곳에 육조의 두골이 봉안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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