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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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3. 오제봉이 쓴 나한전 주련.
으로는 설선당說禪堂이 있
다. 양 당우의 현판도 모두
박기돈 선생이 썼다(사진 12,
12-1). 이 건물들은 스님들
이 기거하고 공부하는 요사
채이다. 대웅전 옆에 있는
나한전羅漢殿의 주련은 청
남菁南 오제봉吳濟峰(1908-
1991) 선생이 썼다(사진 13).
사진 14. 마애좌상.
대웅전의 동쪽에는 큰 바
위를 움푹 들어가게 파낸 후 그 안에 강한 부조로 좌상을 새겨 놓은 마애
좌상이 있다. 머리 위에는 상투 모양으로 머리를 묶었고, 옷은 두툼하며 옷
주름이 굵게 새겨져 있다. 두 손으로 무엇을 받들고 있는 모습인데, 그 모
습이 순진하게 생긴 수행자를 닮아 보인다. 어쩌면 절이 어려웠을 시절, 누
구도 오지 않는 황폐한 절에서 한 소식하고 떠나간 스님이 아닐까. 그 스
님을 혼자 시봉하던 상좌스님이 돌에 스승의 모습을 새겨두고 눈물을 삼
키며 하산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마애좌상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
인다(사진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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