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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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야 할 선법善法을 잊어버
                                                리고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
                                                를 말한다.

                                                  실념에 대한 『성유식론』의

                                                정의를 보면 “모든 인식대상
                                                에  대하여[於諸所緣]  분명하
                                                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본

                                                성이다[不能明記爲性].  바른

                                                기억을  방해하여[能障正念]
                                                산란의 의지처가 되는 것이
                                                작용이다[散亂所依爲業].”라고

                                                설명하고 있다.

                                                  첫째, 실념의 본성은 인식
          사진 2.  심우도 중 득우得牛. 소는 언제든 도망가려 한다.
              고삐를 꽉 틀어쥐어야 한다.
                                                하고 있어야 할 것들에 대해
          분명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을 산빛에 마음이 홀려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고 산자락을 배회하는 것은 기억하고 있어야 할 바를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나아가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마음에 새겨 두는 것
          도 여기에 포함된다. 정신 줄을 놓고 있으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생각을 놓쳐버리게 되는데, 그것이 실념의 본성이다.

           둘째, 실념으로 인해 나타나는 작용은 마음을 산란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음에 새겨 두고 잊지 말아야 할 ‘바른 기억[正念]’을 놓쳐버리면 자연히 마
          음은 이런저런 대상을 쫓게 되어 산란해지기 마련이다. 정신 줄을 놓지 않
          고 항상 잡고 있어야 마땅히 해야 할 바와 하지 말아야 할 바를 잊지 않고

          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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