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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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발길 눈길이 저절로 멈춰지는 풍경, 마음도 노란 은행잎을 따라나선다.
유롭고 통쾌한 정신 상태”로 설명되고 있다.
연줄이 끊어지면 연이 날아가 버리는 것처럼 정신 줄을 놓으면 우리의
마음도 제멋대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정신 줄을 놓지
말고 마음을 잘 챙기라고 당부한다. 심지어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잘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속담까지 있다. 정신 줄을 잘 챙기는 것이 삶에
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강조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경전에 보면 마음은 마치 원숭이와 같다고 비유하고 있다. 원숭이
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쉴 틈 없이 옮겨다닌
다. 하지만 날뛰는 원숭이의 목에 줄을 묶어 두면 제아무리 산만한 원숭이라
도 통제할 수 있다. 허공으로 날아가는 연 또한 연줄을 묶어 두면 내 맘대로
조종할 수 있다. 소나 말과 같은 가축도 그냥 두면 남의 밭에 들어가기도 하
고 제멋대로 날뛰지만 고삐를 잘 잡고 있으면 온순하게 통제할 수 있다.
결국 정신 줄이라는 표현은 연줄이나 가축의 목줄처럼 사람의 마음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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