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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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집중된 마음에서 번뇌를 없애는 지혜를 통해 모든 번뇌의 인과 과
          정을 파악하게 된다. 이것을 누진지漏盡智라고 한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
          한 것이 모든 번뇌를 멸진시키는 지혜, 즉 누진지이다.

           초기불교에서는 감각적 지각의 타당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감각적으로

          주어진 것은 우리의 세계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근본적 원천이다. 그러나
          동시에 붓다는 감각 지각이 사람을 잘못 인도하기 쉽다는 것을 경계했다.
          이것은 감각 지각 그 자체의 어떤 결점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대

          부분 사람이 그가 보고 듣고 느낀 것 등을 해석하는 데에 조건 지어져 있

          던 방식에서 유래한다. 즉 좋아함이나 싫어함과 같은 주관적 태도는 감각
          지각을 방해해서 감각적 느낌을 왜곡시킨다.
           초감각적 지각의 계발은 주관적 편견을 제거하고자 한다. 하지만 과거

          [前生]의 인식과 같은 초감각적 지각을 이미 계발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

          아’와 같은 형이상학적 실재나 전능한 신에 의한 우주의 창조와 같은 것을
          믿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러 가지 형태의 초감각적 지각은 형이상학적
          믿음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실제로 붓다는 이 지식의 내용을 어떤 궁극적 실재와도 동일시하지 않

          았다. 그는 그러한 지식을 구원의 구성 요소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붓다는
          초감각적 지각을 통해 얻어진 지식이 어떠한 지식이라도 그 자체 목적으
          로 보지 않았고, 목적에 이르는 수단으로 취급했다. 다시 말해서 초기불교

          에서는 세 가지 명지를 얻는 것을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불교의 궁극 목

          적은 열반이다. 이 열반을 증득하기 위해 선정 수행의 과정에서 얻게 되는
          부수적인 것이 삼명이나 육신통이다. 이것을 얻기 위해 수행한다면 목적
          과 수단이 전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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