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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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한다. 하지만 유식학에서는 수면을 별도의 심소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혼침과 수면이 다른 심소로 설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혼침이 마
          음을 무겁게 가라앉아 쳐지는 심리적 현상이라면 수면은 생리적 현상에 가

          까운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좌선하면서 조는 것은 혼침이라기보다 수

          면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선방이나 수행현장에서는 수면
          상태의 심소를 혼침으로 부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악작惡作, 지난 일에 대한 후회



           부정심소의 두 번째 심소는 악작惡作(kaukṛitya)이다. 악작은 한문이 담고
          있는 글자의 의미대로 보면 ‘나쁜 행위’라는 뜻이다. 하지만 악작의 유식학

          적 의미는 과거에 일어난 자신의 행위에 대한 후회後悔를 의미하므로 간단

          히 ‘회悔’라고도 한다. 이전에 자신이 했던 일을 후회하며 괴로워하는 심리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간 과거의 일을 떠올리면서 마음이 그것에 매
          달려 후회하는 것이므로 달리 ‘추회追悔’라고도 한다.

           『성유식론』에 따르면 “회悔심소는 지은 것을 미워하는 것을 말한다. 지은

          업을 미워하여[惡所作業] 후회함이 본성이고(追悔爲性), 사마타[止]를 방해함이
          작용[障止爲業]”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내
          용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 악작이라면 악작은

          선심소로 분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반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악작에

          대해 ‘이전의 잘못된 행위를 후회한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하므로 잘못된 행
          위를 미워한다는 의미에서 ‘오작惡作’으로 표기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악작이 무기심소에 포함된 것을 간과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성유식론』에 따르면 악작은 “먼저 지은 업을 미워하고[先惡所作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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