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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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먼저 심尋(vitarka) 심소는 의식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한 대략적인 살
          펴봄과 분별을 의미한다. 『성유식론』에 따르면 ‘심尋’ 심소에 대해 ‘찾아 구
          하는 것’이라는 뜻에서 ‘심구尋求’라고 규정짓고, 마음이 의식의 대상에 대

          해 ‘거칠게 굴림이 본성[麤轉爲性]’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찾아 구함’은 인식의 대상이 무엇인지 찾아서 파악하고 이해하
          는 것으로 일종의 인식활동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작용을 ‘추전麤轉’이
          라고 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해 보면 ‘대략적으로 굴린다’, ‘거칠게 굴린다’

          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말에도 ‘머리를 굴린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추전은 대략적으로 머리를 굴려 대상을 언어적 맥락으로 파악한다는 뜻으
          로 풀이된다.
           넷째, 사伺(vicara) 심소는 크게 보면 마음으로 하여금 대상을 살펴보고,

          의미를 찾는 작용이라는 점에서는 ‘심尋’과 동일하다. 다만 ‘사伺’는 좀 더

          미세하게 분별하고 살펴보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성유식론』에 따르면 사
          심소는 ‘살펴본다’는 뜻에서 ‘사찰伺察’로 정의하고, 마음이 대상에 대해 ‘미
          세하게 굴림[細轉]’을 본성으로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의식의 대상이 되는

          일체법에 대해 정밀하고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마음을 미세하게 굴

          리는 작용이라는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심과 사의 동질성은 둘 다 대상에 대해 언어작
          용을 통해 인식하게 만드는 마음작용이다. 두 심소 모두 몸과 마음이 느긋

          하고 편안할 때에는 천천히 작용하지만 몸과 마음이 불안할 때에는 조급

          하게 작용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반면 차이점으로는 심尋은 대략적인
          맥락을 거칠게 살펴보는 마음작용으로 개괄적으로 대상을 인식하고 사유
          하는 마음작용인 반면 사伺는 세밀하게 고찰하는 마음작용으로 ‘정밀한 살

          펴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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