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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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최근 오백년간 연대표가 붙어 있다.
이 책에는 각종 예참, 축원, 재공 의식과 선
수행 관련 절차는 물론 참선곡, 회심곡, 염불
가 등이 들어 있다. 의례문에는 한자와 함께
한글을 병기하여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
록 했다. 또 승가의 일상 의례뿐 아니라 승과
속이 함께 하는 각종 재의식에도 큰 비중을
두었으며, 장례 및 추도의식도 시대에 맞게
정비했다. 흥미로운 점은 불교의 현대화와 확 사진 2. 안진호가 편찬한
『봉선본말사지』.
산을 위해 불교식 혼례법을 넣었고, 조학유가
지은 찬불가 등을 수록한 사실이다. 『석문의범』은 출간 당시 큰 호응을 얻
어서 1년여 만에 초판이 매진되었고, 지금까지도 애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불교의식집이다.
그런데 『석문의범』 출간보다 4년 앞선 1931년에 안진호는 최취허崔就
墟와 함께 간편한 불교의식집인 『불자필람佛子必覽』을 펴냈다. 최취허는 주
로 포교사로 활동한 인물로 이때는 서울 각황사에 있으면서 이 책의 편집
및 발행인을 맡았다. 『불자필람』의 발간은 한용운이 후원했고 교정은 권상
로와 김태흡이 담당했다(사진 3). 책의 앞머리에는 권상로의 글씨, 최취허
의 발간 취지와 안진호의 서문이 있고 발문은 김태흡이 썼다. 이 책은 과
송課誦 및 예공禮供 의식을 간추린 것으로 상편은 향수해, 사성례, 행선축
원, 법성게, 다비문, 사미십계, 거사오계, 하편은 제불통청, 미타청, 관음
청, 산신청, 조왕청, 대령식, 구병시식, 상용영반 등이 수록되었다. 부록에
는 포교방식, 입교양식(신도증), 설교의식, 강연의식(법회순서), 기념식, 추도
의식, 화혼의식 등이 포함되었다. 이처럼 게송, 축문, 계율, 청문 등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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