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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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본말사지』는 모두 8편으로 1편은 전등사를 비롯해 청련사, 원통암,
백련사 등 28개 사암의 사지를 실었고, 2편은 각 사찰의 지리적 위치, 3편
은 교당의 현황, 4편은 본말사의 역대 주지, 5편은 본말사 승니와 계파, 6
편은 고적, 7편은 고사古寺, 8편은 고려 왕실의 신앙이며, 부록에는 본말사
사이의 거리와 지도 등이 실렸다. 안진호는 또 『유점사본말사지』(1942)에도
간여했는데, 14개 항목에 걸쳐 금강산 유점사와 말사의 자료를 모으고 연
혁을 정리했다. 이 밖에도 『설봉산 석왕사 약지』, 『도봉산 망월사 사지』,
『삼각산 화계사 약지』를 작성했고, 봉은사, 백양사, 김룡사 등의 관련 기록
도 수집·정리했다고 한다.
그는 50세가 된 1929년 서울 서대문에 만상회卍商會라는 가게를 열어서
불교 서적의 번역과 출판, 보급에 힘을 쏟았다. 만상회에서는 한글 번역서
를 비롯한 30종이 넘는 불서를 발간했다. 그중에는 전통적 불교 의례와 작
법을 모은 『석문의범』이 있고, 또 강원 교재로서 사미과의 『초발심자경문』
과 『치문』, 사집과에 해당하는 『서장』, 『선요』, 『도서』, 『절요』 등을 현토 주
해하여 펴냈다. 그리고 『법화경』, 『지장경』처럼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던 경
전도 언해본으로 출간했다. 이뿐 아니라 붓다의 일대기를 여덟 부분으로
구성한 『신편 팔상록』도 간행했다. 만상회는 해방 이후 법륜사로 이름을 바
꾸어 성북동으로 옮겨서 운영되었다.
『석문의범』(1935)은 전통적인 의례서와 의식집을 모아서 정리해 놓은 책
으로 한국불교 의례의 지침서이자 참고서라 할 수 있다. 앞에 권상로의 서
문이 있고, 본문의 <시始 황엽보도문黃葉普渡門 교敎>는 상·하편 18장으로
예경, 축원, 송주, 재공, 시식, 점안, 이운, 수계, 다비, 가곡 등으로 구성
되어 있다. 다음 <종終 격외염롱문格外拈弄門 선禪>은 불조화두, 좌선의식,
좌선심득 등 4장이며, <부록별책>에는 조선사찰 일람표, 조선교당 일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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