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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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선의 궁극에 대한 의미를 추구한
삶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야나기다를 일약 선 연구의 최고
봉에 올려놓은 것은 『초기선종사서
의 연구』였다. 북종에 관련된 등
사燈史의 성립, 남종의 대두, 조사 사진 2. 하나조노대학 시기의 야나기다 세이잔
(하나조노대학 제공).
선에 관한 등사의 발전, 『보림전』의
성립과 조사선의 완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의 출발은 『속고승전』으로
부터 시작된다. 문제의 초점은 사실과 전승의 관계였다. 그는 불교 사료로
서의 등사에 대해 “‘원초의 형태’라는 것은 역사적·시간적인 원초가 아니
고, 의미 내포적인 원형을 가르킨다.”고 한다. 오래된 문헌을 존중하는 것
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신용할 수만은 없다. 따라서 “특히 종교관계 문헌
에는 언제나 사실史實과 전승이 얽혀 있고, 전승적 기술을 무비판적으로 사
실로 보는 잘못을 경계함과 동시에 전승을 단지 허구로써 떼어내 버리고
돌아보지 않는 어리석음을 반성해야 한다. 종교적인 전승이나 설화의 발
생은 결코 자의적 우연이 아니다. 오히려 전승이 탄생하는 역사적·사회
적 의미나 심리적인 이유를 추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즉, 등사가 발생한 시대, 인물, 문화적 배경의 컨텍스트를 충분히 고려
해야만 그 본질에 다가설 수 있다. 등사에는 허구나 과장, 신화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지시하는 그 세계 속으로 들어가보지 않으면 한낱 이야기
거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등사의 역사성과 전승의 의미가 이렇게 해서
세상에 밝게 드러나게 된다. 그가 이렇게 선학 연구에서 컨텍스트를 반영
한 문헌 분석을 치밀하게 한 이유는 역사학자 츠다 소오키치津田佐右吉의
영향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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