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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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청룡사 벽화.
하고 있으며, 이를 환희하고 찬탄하는 비천이 좌우에 표현되어 있다. 그리
고 우리가 범종을 통해서 이미 보아온 비파를 타는 비천과 피리를 부는 모
습의 비천상은 벽화에 끊임없이 그 표현이 이어져 오는데, (사진 4)의 서울
돈암동 청룡사 비천도와 (사진 5)의 오어사 응진전 벽화에 잘 나타나 있다.
생동감 있게 흩날리는 천의를 통해서 비천의 양태를 드러내 주고 비파나
피리 등의 악기를 통해서 불덕佛德을 찬탄하는 의미를 표현해 주고 있다.
(사진 6)은 꽃을 흩뿌리며 법계를 장엄하고 찬탄하는 산화 비천의 모습을 아
름다운 채색을 통해서 나타내 주고 있다.
이와 같이 비천은 불교미술의 전 장르에 걸쳐서 다양한 기법과 표현으
로 전승되고 표현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천상은 앞서 언급하였듯
이 특정 사찰이나 특정 전각의 성격을 강조하는 벽화의 소재라기보다는 모
든 부처님께 예경하고, 여래를 우러러 찬탄하며, 널리 공양하고, 업장을
참회하며, 남의 공덕을 따라 기뻐하고, 설법해 주기를 청하며,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물기를 청하며,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우며, 항상 중생
들을 수순하고, 널리 회향하고자 하였던 보현보살의 행원을 시각화한 것
으로 이해한다면 우리의 신행을 대승적이고 실천적으로 이끌어 주지 않을
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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