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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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활동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참선을 한다는 것은
          분별적 사유를 내려놓는 철학에 동의하고 그것을 실제로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우리의 정신 활동은 분별적 사유의 바벨탑을

          쌓는 일을 본질로 한다. 참선과 정신 활동이 정반대의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분별적 사유를 작동하여 참선을 이해하려는 일 자체가
          쉬운 일일 수 없다.
           쉽게 이해하고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참선 해설서가 없던 것은 아니다. 성

          철스님이나 역대의 선지식들이 내놓은 선문의 높은 법문들이 바로 그것이

          다. 성철스님이 내놓은 『선문정로』나 『본지풍광』를 거듭 읽어보면 그것이
          당시의 일반적 불교 서적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하고도 쉬운 문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심지어 『자기를 바

                                               로 봅시다』의 명법문들은 오
                                               늘날의  독서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그  메시지의  전달이

                                               정확하고 강력하며 심지어 참

                                               신하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세월이 지나면 문
                                               자의 지형이 바뀌게 마련이

                                               다. 누구나 걷던 평탄한 길이

                                               인적이 끊어지고 잡초 무성
                                               한 험한 길이 되는 일이 문자
                                               의 세계에서도 발생하는 것

          사진 1. 동의대 연구실에서 선 필자.                이다.  『선문정로』의  법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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