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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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최정산 억새밭 전망대.
면 숨어 있던 내면의 목소리가 깨어납니다.
20분 정도 걸어가면 억새밭 조망대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억새밭이라
고는 하지만 화왕산이나 간월재처럼 와! 할 만큼은 아닙니다. 소박한 시골
처녀의 수줍은 미소처럼 최정산 억새밭은 때가 묻지 않았습니다.
억새밭 전망대를 지나 700고지에서 조금씩 위로 올라갑니다. 도중에 절
반의 사람들이 다른 길로 빠졌고 나도 그 팀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이렇게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산에서 길을 잃으면 햇빛이 다르
게 보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고산 습지에 조성한 누리길이라 그런지 질퍽질퍽한 곳이 이따금 나타납
니다. 억새밭 전망대를 출발한 지 1시간이 훨씬 넘어 794고지 청산벌 전망
대에 도착합니다. 이 전망점에서 바라보이는 고산 평탄면을 옛날에는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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