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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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 높은 풍경을 찾아 밀푀유처럼 수천 겹으로 켜켜이 쌓인 불교문화 속
          으로 걸어가 보겠습니다.
                   1)
           『무문관』 을 쓴 무문혜개 선사(1183~1260)는 『무문관』 제19칙에 이런 게송
          을 남겼습니다.



              “봄에는 온갖 꽃이 피어나고 가을이면 달이 비치며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눈이 내리니

              만일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인간세계의 호시절이다.”            2)


           봄, 여름, 가을, 겨울, 대자연에는 아름다움이 흘러넘치지만 우리들은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맛보지 못합니다. 우리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많아

          서 눈앞에 별세계를 두고도 마음은 다른 곳에서 헤매곤 합니다. 혜개의 말
          대로 인간은 망상(생각)에 빠져 있지 않으면 본질의 세계를 그대로 볼 수 있
          습니다.

           일찍이 선종의 3대 조사인 승찬(?~606)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에 이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오직 가려서 선택하는 것을 멀리
              하면 된다. 다만 미워하고 좋아하는 마음만 버리면 툭 터져 저절로






          1)  혜개가 46세(1228년) 때 동가東嘉의 용상사에서 선객들에게 강의하고, 집성해 모은 것이 『무문관無門關』이
           다. 혜개는 옛 선인의 공안 48칙을 선별해 본칙과 혜개 자신의 수행 체험을 바탕으로 48개 화두에 평
           창評昌과 송을 붙였다.
          2)  『무문관無門關』, 第十九則 平常是道, “頌曰 : 春有百花秋有月, 夏有凉風冬有雪, 若無閑事掛心
           頭, 便是人間好時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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