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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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해질 것이다.”     3)


               도는 무심의 경지에서 드러나는 존재의 참모습입니다. 망상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마음의 방황을 없애는 것입니다. 만약 망상

             을 없앨 수 있다면 우리는 곧바로 깨달음에 이르고 별세계에 들어가게 된
             다고 7세기에 승찬이 말하고, 13세기에 혜개가 다시 게송으로 거듭 말해
             줍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임진왜란 당시에 72세로 승병을 일으켜 큰 공을 세운

             서산대사 휴정(1520~1604)은 16세기 말에 일선암一禪庵 벽에 이런 시를 남
             겼습니다.



                  “산은 스스로 무심히  푸르고

                  구름은 스스로 무심히 희어라.
                  그 가운데 스님 한 사람
                  이 또한 무심한 나그네로세.”       4)




               산은 절로 푸르고, 구름은 절로 희다, 그 속에 사는 사람, 그도 역시 무
             심한 나그네라 했습니다. 사실 인생은 누구나 덧없는 나그네입니다. 무심
             히 구름처럼 왔다 갔다 하는 나그네일 뿐입니다.

               무심이란 일체의 마음이 없는 것을 말합니다. 존재의 가장 깊은 중심에

             이르면 생각이 사라지고 느낌이 사라집니다. 단순히 존재함만 남은 상태,




             3) 『信心銘』, “至道無難 唯嫌揀擇 但莫憎愛 洞然明白.”
             4) 『淸虛堂集』, 題一禪庵壁, “山自無心碧 雲自無心白 其中一上人 亦是無心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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