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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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불교의 관점에 근
             접한 관점입니다. 마
             음에  걸림이  없이,

             아무런 언어도 없이

             바라볼 때 나타나는
             해상도가 높은 선명
             한 풍경과 연결될 때

             우리는  살아있음의
                                   사진 6. 황량한 겨울 산을 지키고 있는 겨울나무.
             충만함을 느낄 수 있
             습니다. 그럴 때 우리의 얼굴은 저절로 빛이 납니다.
               하지만 우리의 감각 경험 이면에 자리 잡은 언어와 배경 지식을 모두 벗

             겨내는 일이 정말로 가능한 것일까요?

               돌이켜보건대 종교야말로 가장 깊은 정신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
             아시아에 불교가 전해지지 않았다면 과연 우리는 어느 정도의 정신적 깊
             이를 가질 수 있었을까요?

               똑같은 길이지만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길과는 맛이 다릅니다. 산비

             탈을 걷는다는 것은 자신의 심리 속으로 깊이 파고드는 것과 같습니다. 억
             새는 여전히 빛나고 풍경은 더욱 내면으로 파고듭니다. 아직은 야생을 간
             직하고 있는 최정산의 비경이 우리들 영혼에 이야기를 겁니다. “너는 누구

             냐?” 작은 목소리가 끊임없이 늙은 우리들 가슴속에 메아리칩니다.

               주차장에 서 있는 겨울나무가 노년기에 접어든 우리들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수많은 잔가지들이 하늘을 향해 일제히 손을 뻗고 있는 것 같습니
             다. 그래, 용케도 살아 있구나, 싶어서 어쩐지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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