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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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6호 | 거연심우소요 居然尋牛逍遙 16 |    영남의 문경聞慶으로 찾아들면 그
            봉암사 ①
                                         야말로 첩첩산중에 높은 주흘산主屹
                                         山의 봉우리들이 줄을 이어 있고 하

                                         늘을 나는 새들이나 넘나든다는 험
         백두대간의 단전                        난한 조령鳥嶺, 즉 우리말 그대로 새

         희양산에 건립된                        재가 영남 땅에서 서울로 가는 길을
                                         조금 열어주고 있었을 뿐이다.
         선궁禪宮



                                           문경 새재와 백두대간의 단전
         정종섭

                                           문경에서  풀들이  우거진  고개라

                                         고 하여 초점草岾이라고 부른 새재를

                                         넘어가면 충북 괴산 땅으로 들어간
                                         다. 여기부터는 평지 길이나 남한강
                                         을 따라 배를 타고 한양漢陽으로 갈

                                         수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상인이나

                                         관리, 심부름꾼 그리고 청운의 꿈을
                                         안고 과거를 보러 다니는 선비들이
                                         나 이 길을 다녔을까 보통 사람들은

                                         이 길을 다닐 일이 드물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한양 구경도 못
                                         하고 새재 남쪽 지역에 태어나 살다
           정종섭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전 서울
           대 법과대학 학장, 전 행정자치부 장관,
                                         가 그곳에서 세상과 이별하였다. 관
           현재 한국국한진흥원 원장. 『헌법학 원
           론』 등 논저 다수.                   리들과 세도가들에게 시달리다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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