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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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서 법을 얻고 25년 동안
                                              운개雲蓋, 동산洞山, 조계산 등
                                              여러 곳을 다니며 불교를 공부

                                              한 후 경애왕 1년(924년)에 귀

                                              국하여 양부화상이 주지로 주
                                              석했던 경남 초계의 백엄사伯

                                              嚴寺(현 대동사大同寺 또는 백암사
                                              지伯巖寺址)를 중창하고 여기에

                                              머물며 불법을 크게 일으켰다.
                                                그 후 935년에 희양산으로
                                              들어가서 허물어진 봉암사를

                                              더  넓게  중건하고  제자들을

                                              모아  붓다의  가르침을  크게
          사진 4. 정진대사탑비.
                                              선양하였는데, 이곳에서 그는
          태조와 혜종·정종·광종의 존경과 믿음을 받았으며, 형초逈超 등 많은

          제자를 배출하여 희양산문의 선풍을 확립시켰다. 왕으로부터 받은 존호

          는 봉종奉宗 대사와 증공證空 대사로 둘이고 시호가 정진이다. 【사진 4】
           그의 비문에는 법계가 밝혀져 있는데, 중국 남종선의 육조대사 혜능慧能
          (638〜713) 선사의 법손인 마조馬祖(709〜788) 대사의 제자 신감神鑑 선사로

          부터 법을 받아온 신라의 진감선사 혜소慧昭(774〜850) 화상이 귀국하여 오

          늘날의 지리산 쌍계사雙磎寺인 옥천사玉泉寺를 창건한 이후에 지증대사에
          게 법을 전하였으며, 여기서 양부화상에게 전해지고 다시 양부화상이 긍
          양화상에게 법을 전하였다는 것이다. 즉 ‘당의 혜능-마조-신감-신라의

          혜소-도헌-양부-긍양’의 계보라는 것이다. 이것은 봉암사에 같이 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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