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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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대동선교고大東禪敎考』


           권4는 다산 정약용이 ‘다듬어서 엮은’ 『대동선교고大東禪敎考』다. 구성은

          「고구려선교시말高句麗禪敎始末」·「백제선교시말百濟禪敎始末」·「신라선교

          시말新羅禪敎始末」과 신라 말까지의 승려에 대한 여러 사정을 정리했다. 우
          선 각 나라의 선교시말은 우리나라 고대 불교사 자료를 연대순으로 정리
          한 것이다.

           서술 방식은 강목체 형식으로 각 사실의 요지를 강綱에 두고, 인용 자료

          와 함께 자신의 의견을 안설按說로 표기하여 서술하거나 내용에 대한 고증
          을 시도했다. 그 기초 자료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수록된 불교기사가 중

          심이 되었다. 권4는 또한 『불조역대통재佛祖歷代通載』·『경덕전등록景德傳燈
          錄』과 같은 중국의 불적佛籍에 수록된 신라의 스님을 적출하여 그들의 화두

          나 사승 관계, 스승과의 선문답을 정리했고, 최치원의 『사산비명四山碑銘』
          이나 당시에 간행되어 주목받고 있었던 사암채영獅巖采永의 『서역중화해동
          불조원류西域中華海東佛祖源流』에서 홍척·혜철·무염·도의 등 신라 말 구

          산선문의 개창조를 위시한 승려들의 법맥을 정리하기도 했다.

           다산의 이러한 고대불교사 정리 작업은 단순한 자료 정리의 수준을 넘
          어선 것이었다. 『경덕전등록』에 수록된 신라 스님들을 소개할 때는 구체적
          으로 그 권수卷數까지 표기했고, 동일 인물은 『경덕전등록』과 『불조원류』를

          비교 검토하는 세심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불조원류』를 이용하여 ‘신라

          의  명덕名德’  가운데  참고할  인물이나  ‘성적가심자聲跡可尋者’·‘절무성적
          자絶無聲跡者’를 정리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에 간행된 『불조원류』가 신라의 명덕名德에 대한 사실을 잘못

          기록하여 믿기 어렵다고는 했지만, 참고하도록 덧붙여 둔다고 전제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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