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P. 140

분한 것이라고 한다.
           불교의 세계관에 따르면, 삼계는 수메루Sumeru, 수미산須彌山을 중심으
          로 그 주위에 있다. 욕계는 수메루의 아랫부분에, 색계는 중간 부분에, 그

          리고 무색계는 그 정상에 있다. 그런데 삼계를 부파불교에서는 실제로 생

          물이 사는 세계라고 인식했다. 즉 지옥·아귀와 같은 최하위의 세계가 있
          고, 지상에는 인간계가 수미산須彌山의 사방에 사대주四大洲로 존재한다.
           그 위에 욕계라는 여섯 개의 하늘[六欲天]이 있다. 이 육욕천 가운데 사대

          주를 수호하는 사왕천四王天(동쪽을 지키는 지국천왕, 남쪽을 지키는 증장천왕, 서

          방을 지키는 광목천왕, 북쪽을 지키는 다문천왕 또는 비사문천을 말함)이 수미산 기슭
          에 산다. 수미산 위에는 제석천帝釋天을 비롯한 도리천忉利天(tāvatiṃsa, 도
          리천을 ‘三十三天’으로 번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함)이 궁전을 짓고 거주한다.

          이 사왕천과 도리천은 지상에 살고 있으므로 지거천地居天이라고 부른다.

          다시 그 위에 야마천·도솔천·화락천·타화자재천이 있다. 이 네 개의 하
          늘[天]은 공중에 그 주거를 지어 살고 있으므로 공거천空居天이라고 부른다.
           색계천色界天은 욕망에서는 벗어났으나 아직 형상에 얽매여 있는 세계

          로, 십칠천十七天 혹은 십팔천十八天이 있다. 무색계천無色界天은 형상의 속

          박에서 완전히 벗어난 순수한 선정禪定의 세계로, 공무변처천·식무변처
          천·무소유처천·비상비비상처천이 있다. 이러한 삼계는 욕계 6천, 색계
          18천, 무색계 4천으로, 합계 28천으로 구성되어 있다.




            불멸후 체계화된 삼계설


           부파불교에서는 삼계가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 세계라고 이해했다. 그러

          나 삼계는 실제로 존재하는 실존의 세계가 아니다. 우리의 정신세계를 그



          138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