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9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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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찾고 있다. 5장 ‘조선문학과 불교의 관계’는 불교적 관념을 담은 향가,
본생담이나 불교개념에서 모티브를 따온 소설 등을 대상으로 문학에 미친
불교의 영향을 간추렸다.
6장 ‘사상, 음악, 풍속, 언어 등과 불교의 관계’는 한국 문화와 한국인의
삶에 불교가 큰 발자취를 남겼다는 내용이다. 7장 ‘불교는 조선에서 완성’
에서는 해동종의 개조 원효의 통불교에 대해 집중 조명하고 있다. 이어 결
론에서는 숭불과 배불시대를 구분하여, 불교가 성하면 나라가 영화롭고 문
화가 빛나며 황금시대를 열어왔지만, 조선의 경우는 유교적 심리가 사회
를 지배하여 활발 미려한 작품이 없고 자유롭고 독창적인 개척적 이상이
결여되었다고 하여 대비시켰다.
1930년에 쓴 「현하 세계의 불교 대세와 불타 일생의 연대 고찰」에서는
한국불교가 문화가 교차하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원효를 대표로 하는 통
일적 불교, 결론적 불교가 완성되었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대승과 소승불
교를 관통하는 철학적 조직과 불교학의 대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원효의
통불교와 결론적 불교를 내세운 것은 최남선이 주장한 내용을 답습했다고
볼 수 있다.
최남선은 한국의 통불교 전통의 기원으로 원효의 해동종을 내세우면서
인도와 서역의 서론적 불교, 중국의 각론적 불교와는 다른 최후의 결론적
불교를 건립하여 종합불교, 통일불교를 구현했다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김영수도 원효의 화쟁, 의천과 지눌의 선교융섭, 조선시대의 선과 강경,
염불을 함께 연마하는 통불교 전통을 강조했다. 이처럼 1930년을 전후로
하여 김경주를 비롯한 한국인 학자들 사이에서 통불교 전통에 깊은 공감
대를 형성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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