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3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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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이면서 동시에 아我를 드러내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아마라식을
             증득한다는 것은 바로 진여를 증득한다는 것이고, 이는 현상세계의 진실
             성을 그대로 인정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경지를 장자의 말을 빌어

             ‘참된 임금’이 되는 것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이 ‘참된 임금’을 여래장 속의 진여상이라고 하고, 이 진여상이
             형체를 가지게 되고, 그 형체와 함께 하는 것을 여래장 속의 수연상, 즉 생
             멸상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인식은 『대승기신론』의 “한 마음에는 두 개의

             문이 있다.”는 ‘일심개이문一心開二門’ 사상과 바로 연결된 것이다. 『대승기

             신론』에서는 사람의 마음에는 진여문과 생멸문이라는 두 가지 문이 있고,
             이 두 가지 문은 모두 각각 모든 존재들을 총괄하고 있으며 서로 분리된 것
             이 아니라고 본다. 그는 아마라식을 제시한 뒤, 바로 『대승기신론』의 일심

             개이문 사상으로 ‘참된 임금’의 비유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장자』의 말은 다음과 같다. “남곽자기南郭子綦는 이 곳에서 ‘참된 임금’을
             말하였다. 이것은 불전에서 모두 무아無我를 말하지만, 『열반경』에서 유독
             유아有我를 말한 것과 같다. 두 나를 쌍으로 다 없애면 자성청정이 비로소

             나타나게 된다. 이는 단절되어 아무 것도 없는 것과 다르다.” 장태염은 나

             를 잃는다는 것(상아喪我)과 참된 임금 사이의 긴장, 즉 무아와 진아 사이의
             모순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불교의 무아와 『열반경』의 유아와
             연결시켜 설명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열반경』에 나오는 유아有我는 일반적으로 열반의 네 가지 덕(열반사덕涅

             槃四德)이라고 불리는 ‘상락아정常樂我淨’ 개념과 관련된 개념이다. 열반의
             경지는 영원불변하기 때문에 항상되고(常), 괴로움이 없으므로 즐겁고(樂),
             자유자재하여 조금도 구속이 없으므로 아(我)이고, 번뇌의 오염이 없으므

             로 깨끗하다(淨). 이 때의 아我는 사실은 참된 나, 진아眞我를 의미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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