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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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여름이면 쏟아지
는 월광月光을 받으
며 송림간松林間의
찬 개울물에 몸을
담그고는 했을 것
이다. 얼음 같은 냉
천冷泉에 들어앉으
면 정신이 번쩍 든
다. ‘나는 왜 이곳으
로 왔는가?’ 정신이
깨끗해지면 지혜는
밝아지는 법이다[神
淸智明].
현재는 ‘선림원
사진 2. 절터로 오르는 돌계단. 지’라고 쓴 안내판
이 길가에 서 있는
데, 학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억성사億聖寺로 비정한다. 우리 불교
사에서 통일신라시대인 784년에 당나라로 가서 40여 년 동안 불법을 공부
하고 돌아온 도의道義(?-?, 도당 유학: 784~821) 선사가 설악산 진전사陳田
寺에서 최초로 남종선의 선법禪法을 펼치고, 그 제자인 염거廉居(?~844) 화
상이 그 맥을 이어받아 선법을 펼쳤다는 바로 그 억성사이다. 지금까지 나
온 유물이나 자료들을 근거로 보면, 설악산 일대에서 이곳 이외에 달리 억
성사라고 볼 만한 곳이 없는 형편이니 이곳을 억성사라고 보아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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