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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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 피어나니, 스스로 꽃과 같은 유정의 종자를 깨달으며 보리菩提의 과일
6)
이 스스로 맺히도다.” 라는 전법게가 실려 있고, 이전의 조사들의 게송에
서도 모두 ‘유정불성’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7)
‘청청취죽 진시법신’에 대한 비판
이와 같이 『단경』에서는 철저하게 ‘무정불성’에 대하여 부정적 입장임을
여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적극적으로 혜능의 남종현창운동을 펼쳤
던 하택신회荷澤神會의 『신회화상선화록神會和尙禪話錄』에는 다음과 같은 문
답이 실려 있다.
우두산牛頭山 원선사遠禪師 문: 불성이 일체처一切處에 편재遍在하는가?
답: 불성은 일체의 유정有情에 편재하고 일체의 무정無情에 편재하
는 것은 아니다.
문: 선배 대덕이 모두 도를 말하기를, ‘푸르고 푸른 대나무가 모두
법신이며, 활짝 핀 노란 꽃이 반야 아님이 없음’이라고 하는데,
지금 선사는 무슨 까닭으로 도를 말하면서 불성이 오직 일체의
유정에만 통하고 일체의 무정에는 편재하지 않는다고 하는가?
답: 어찌 푸른 대나무가 공덕법신功德法身과 같으며, 어찌 활짝 핀
꽃이 반야의 지혜와 동등하리요? 만약 푸른 대나무와 노란 꽃
6) 앞의 책(大正藏48, 344b), “心地含情種, 法雨卽花生, 自悟花情種, 菩提菓自成.
7) 앞의 책(大正藏48, 344a-b), “第一祖達摩和尙頌曰: 吾本來東土, 傳敎救迷情, 一花開五葉, 結菓自然
成. 第二祖惠可和尙頌曰: 本來緣有地, 從地種花生, 當本元無地, 花從何處生? 第三祖僧璨和尙頌
曰: 花種須因地, 地上種花生, 花種無生性, 於地亦無生. 第四祖道信和尙頌曰: 花種有生性, 因
地種花生, 先緣不和合, 一切盡無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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