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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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오조홍인五祖弘忍 선사.





                  는 지知가 없는데, 노란 꽃으로 상相을 현현했다. 저 노란 꽃과 푸
                  른 대나무에 반야법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경전에서 말
                  하기를, 부처의 진법신眞法身은 마치 허공과 같고, 물物에 감응하여

                  형形을 나타냄이 마치 물 가운데 달이 담긴 것 같다 하였다. 노란

                  꽃이 만약 반야라면 반야는 곧 무정물과 동일해야 하고, 푸른 대나
                  무가 만약 법신이라면 푸른 대나무 또한 능히 응용應用할 수 있어
                  야 할 것이다.   9)




               이러한 혜해의 말도 신회의 견해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
             실상 이는 바로 ‘명심견성’을 ‘즉심즉불卽心卽佛’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
             는 것이라고 하겠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단경』에서 설하는 ‘마음’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유정중생의 ‘마음’을 가리킨다. 만약 이른바 노장老莊에서 말하는
             ‘도’의 ‘무소부재無所不在’와 같이 편재하는 ‘진심眞心’을 말한다면, 신회나 혜
             해는 위와 같이 해석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편재하는 ‘진심’이 되어

             버린다면 그 결론은 당연히 ‘무정유성’으로 진행되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본격적인 조사선이 유행하면서 점차 ‘무정유성’의 불성론
             이 삼투渗透하게 되는데, 그 과정과 소이연所以然을 이어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9)  [宋]道原, 『景德傳燈錄』 卷28(大正藏51, 441b), “禪師何故不許靑靑翠竹盡是法身, 鬱鬱黃華無非般若?
               法身無象, 應翠竹以成形, 般若無知, 對黃華顯相, 非彼黃華翠竹而有般若法身也. 故經云: 佛眞法身,
               猶若虛空, 應物顯行, 如水中月. 黃華若是般若, 般若卽同無情, 翠竹若是法身, 翠竹還能應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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