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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潺湲月落灘잔원월락탄 졸졸졸 물 흐르는 월락탄
去年回使節거년회사절 지난해 사절로 갔다 돌아올 때에
半日住歸鞍반일주귀안 한나절 말안장을 멈추었지요
花雨講經席화우강경석 붓다의 경을 설하는 자리에는 꽃비 내리고
柳風垂釣竿유풍수조간 버들가지 살랑이는데 낚싯대 드리웠지요
此身雖輦下차신수련하 이 몸은 비록 조정에 묶여 있으나
淸夢尙江干청몽상강간 맑은 꿈은 오히려 강과 산골에 있지요
포은 선생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절의지사節義之士 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
(1347~1392) 선생도 김생사의 장로스님에게 보낸 시를 남겼는데, 이를 보면
그 시절에도 김생과 김생사의 지위는 여전히 높이 평가되었던 것 같다.
古鼎燒殘一炷香고정소잔일주향
옛 솥에는 타다 남은 한 줄기 향 오르고
頹然自到黑甛鄕퇴연자도흑첨향
꾸벅이며 조는 사이 단잠 속에 빠지네
覺來情思淸如水각래정사청여수
깨어 보니 정신이 물처럼 맑아
未用區區學坐忘미용구구학좌망
구차하게 좌망을 배울 필요가 없네
낭공대사탑비의 글씨는 기본적으로 왕희지의 행서법行書法을 따르면서
그 위에 자기만의 자유로움을 더하여 글자의 크기와 변화를 자유롭게 구
사하고 있다. 비문의 글씨는 집자이기 때문에 글자간의 간격과 속도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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