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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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정신 수양의 장소로 활용된 건축물이다. 누각에 비하여 정자는 건물의
          크기가 작으나 누각과 마찬가지로 벽이 없고 기둥과 지붕만으로 되어 있
          다. 누각과 정자를 정자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누정은 놀거나

          휴식할 장소로 활용하기 위하여 산수 좋은 높은 곳에 세운다. 또한 지성인

          들이 모여 정치와 학문을 논하고 후학들을 양성하며, 계회契會를 여는 장
          소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정자를 땅의 넓이에 비례하든 인구수에 비례하든 어떻게 비교하

          더라도 전 세계에서 그 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그렇게 많은

          정자를 필요로 했던 우리 조상들, 그분들은 정말이지 멋을 아는 분들이었
          다. 멋을 아는 민족, 그게 오늘의 우리다. 오늘날 그 멋이 제대로 빛을 발
          해 전 세계가 우리나라 드라마, 영화, 음악 등 K문화에 열광하는 것은 아

          닐지, 그렇다면 앞으로 이 한류의 흐름은 점점 거세어져 조만간 세계 문화

          를 선도하는 주류를 형성하지 않을지 싶다.


            화전놀이와 들차회




           음력 3월 삼짇날을 전후하여 진달래꽃으로 화전花煎을 지져 흥겨운 놀
          이판을 벌였던 우리의 전통문화는 한해 농사를 잘 짓기 위해 결속력을 다
          지는 농경시대의 중요한 풍속 중 하나였다. 필자의 고향 경북 의성에는 대

          곡사 화전놀이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비봉산 동쪽 기슭에 대곡사大谷寺가 있다. 즉, 의성 지역 사람들은 비봉
          산을 찾아 화전놀이를 벌였는데, 이 대곡사를 둘러싼 산자락에는 자생하
          는 진달래가 지천이어서 봄에는 온 산을 붉게 물들였다. 대곡사 화전놀이

          는 모임을 특별히 주선하는 사람도 없고, 비봉산을 중심으로 인근 마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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